작년 봄 개봉했던 우디알렌 영화 매치포인트의 선행 학습 효과는 의외로 강했다. 때문에 Scoop의 예고 동영상과 포스터를 보고도 이것이 스칼렛요한슨과 휴잭맨의 달콤한 러브 스토리일거란 기대를 하진 않았을 뿐 아니라 시간이 계속 될수록 아 이런 반전일거야 저런 반전일거야 숨죽이며 고통스럽게 영화를 지켜봐야 했다. 그리하여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 허탈했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영화의 반전과 결론은 영화를 보는 내게 전혀 중요한 팩터가 아니었다. 그저 어느덧 영화가 끝났다는게 조금 아쉬웠을 뿐이다. 확실히 우디알렌은 변했다. 아마도 또 변할 것만 같다. 시끄러운 수다쟁이 할부지가 아니라 온 몸으로 사람을 웃기면서 긴장시킨다. 쥐락펴락. 이보다 더 근사하게 늙을 수 있을까 싶다.
휴잭맨이 근사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만약 우디알렌과 휴잭맨을 눈 앞에 놓고 고르라면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휴잭맨이겠지만, 그래도 이 영화 속에선 무조건 우디알렌의 승이다. 심지어 이 영화가 진행될수록에 만담 커플 우디알렌과 스칼렛요한슨이 어찌나 잘 어울리든지 이 둘이 사랑에 빠져버리는 반전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거야말로 암암리에 순이 언니의 포스가 진정 드러나는게 아닌가 싶은 것이.
모든 사람이 유머를 가졌더라면 세상이 지금같진 않았을 겁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아무쪼록 알렌 옵빠 오래오래 만수무강 하시어 멋없는 중생에게 빛나는 유머를 전수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