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Naver
그들은 진실이 자유롭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건 거짓말이다.
그 진실은, 거짓말은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다.
거짓말은 우리를 안전하게 해준다.
-'The Quiet' 中
토요일 오후. 극장을 찾아 사이좋게 미녀는 괴로워를 함께 관람한 붕어빵 모녀. 만화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왜이리 지랄맞게 슬픈거야. 그러게 나도 눈물이 찍 나오더라. 주책맞게. 고구마나 삶아먹자. 훈훈하게 오가던 수다 속에 상황이 급 반전을 맞는다. 딸은 어미를 쏘아붙이고 궁지에 몰린 모친은 닭똥같은 눈물을 떨구며 딸의 시야에서 페이드 아웃. 그리고 딸은 집을 나와 주인 없는 친구의 옥탑방에 침입하여 곰플레이어를 실행시키고 다운로드 폴더를 열었는데 거기 떡하니 있었던 영화가 바로 The Quiet. 이런걸 대체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나.
엿같은 상황을 상쇄하는 좋은 방법은 그보다 더 엿같은 터널 속을 달리는 것이다. 엿의 터널이 길고, 전력질주 할수록 그 상황이 잊혀질 가능성은 커진다. 그것이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수면 아래 잠기는 것이라 할지라도 다시 떠올라 엿같은 상황이 재현될 때까지는 안전을 보장 받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면면이 제대로 엿같은 구석이 있다. 영화가 시작되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못견디게 엿같았던 나의 상황이란 온데간데 사라진다. 엿같은 지지배들, 엿같은 아부지, 엿같은 어무니, 엿같은 딸, 엿같은 고백, 엿같은 섹스. 얼마나 엿같은지 충분히 전달이 되었으려나. 그럼 이제 그만-
이제 나는 컴퓨터를 끄고 동해 바다로 출발할 참이다. 진실일랑 속초 바다 속 돌덩이 아래 뭍어두고 나는 다시 우리 모녀의 안전을 지킬 작정이다. 말이란 뱉을수록 우리를 위험에 가깝게한다.
((영화 자체가 엿같다는 건 아니다. 웬지 인생이 억울하고 서러워질때 볼만하다. 특히 주인공 언니가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