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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3   준벅(Junebug, 2005) 3


icon 준벅(Junebug, 2005)
영화 | 2007. 7. 13. 00:49

꽤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남자 친구의 가족들과 처음 식사를 하고 돌아온 날의 느낌이 쉬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 자리란 자고로 불편하고 어색하기 마련인데 거기에 더해 더 크게 자리하는 감정은 서운함이었다. 유원지 가든에서 갈비를 구워먹는데 헤필 또 그때가 치과 치료를 받던 중이라 그 좋아하는 고기를 맘껏 씹어먹을 수가 없었다. 순간 왠지 모를 서러움이 밀려왔다. 서러움의 정체가 뜨거운 고기 때문인지 성치 않은 이 때문인지 아니면 마냥 어색하기만한 그의 가족들 때문인지 영문도 모른채. 훗날 그 이야길 들은 유부녀 동생이 까르륵 웃으며 뒤로 넘어간다. 아마도 그건 식구가 아니기 때문일거라며 결혼을 하더라도 식구가 되는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거라고 훈수를 둔다. 큰일이다. 먹을 것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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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의 스틸컷을 골라봤다. 주인공 커플이 남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고향. 그녀의 눈에 가족들 속에서의 남자는 면면이 다른 사람이다. 저렇게 멋지게 찬송가를 부르는 줄 아는 남자였다니. 그녀는 감탄한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녀에게 남자의 가족들은 배타적이고 무뚝뚝하며 요모조모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의 존재들이다. 그들에게 그녀는 너무 예쁘고 똑똑하며 나이가 많다. 그들은 너무 다르다. 새롭게 맞닥들이는 나와 다른 것에 무조건의 호의를 베풀 수 있다는 건 축복 받은 일이다. 대개 그러한 경우는 행복한 푼수 혹은 범인의 삶을 뛰어넘은 비범한 범주의 사람들 아니겠나. 영화는 억지스럽지 않다. 그래서 평범한 캐릭터 하나 하나가 모두 정이간다. 모두가 미워할 수가 없으며 모두가 나같다.     

식구는 가족인가. 가족이 식구인가. 이것은 분명 우리네 인생이 녹녹치 않음에 일조하는 어렵고도 민감한 이슈일게다. 아마도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문제일테지만 누구도 쉽게 풀 수 없는 숙제겠거니. 사실 이 영화는 빤히 예상했던 가족 영화가 아니었다. 미우나 고우나 결국에 남는건 내 마누라 내 남편 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려는 부부 영화가 아닐까 싶더라. 아참, 영화 속 Yo La Tengo 음악들이 참 유쾌 상쾌 정겨웁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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