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엮은 옴니버스 뮤직비디오. 그렇다고 예쁜 영화라 표현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이라서 뭐라 운을 떼기가 참 어려운 영화다.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80분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떼기 힘들었다. 매력적이지만은 않기에 인간적인 주인공들도 그렇고 결론도 참 맘에 든다. 다만 영화를 보는 내내 기억의 잔상들이 저 밑바닥부터 울렁거리며 멀미 기운을 뿜어내는 판국에 영화 프레임도 흔들흔들 수평이 안맞기도 일쑤. 어지럽다. 감정의 표현은 서툴고 오해까지 겹치는 소통의 불가 상황들이 어느 누군가의 특별한 아니지 않은가. 미숙함은 인간의 숙명이다. 그런 인간에게 평생 누군가를 사랑하고 다시 누군가를 알아가야 한다는 것은 슬픔이고 고통일 수 밖에. 나는 당신을 몰라요. 그래서 당신을 더 알고 싶어요. 으아아아아.
영화 속 노래들을 듣는데 조덕배의 노래가 자꾸 오버랩 된다. ♪슬픈 노래는 부르지 않을꺼야♬ 훗. 아마도 슬픈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는 없을 거란데 백원을 걸겠다. 사랑하고 또 이별을 해야할테니. 혹여 사랑하지 않아 이별할 필요가 없다면 아마도 더 구슬픈 노래를 불러야 할테니. 아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부르지도 못하는 노래가 자꾸 부르고 싶어진다.
아직 ONCE를 보지 않았다면 나의 관람 성공기에 힘입어 속 깊은 이성 친구와 함께 보는 걸 특별히 추천한다. 주말 늦은 밤 이 영화를 기꺼이 함께 봐 준 당신, 당신은 언제나 좋은 친구야. 염치 없지만 OST도 부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