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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WOFFIS]Yes, 태초에 여성은 태양이었다.
영화 | 2007. 1. 26. 14:33
[Yes]
영화는 너무 많은 걸 말하려 해서 무얼 말하려 했는지 정리하기가 곤란하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만약 함께 영화를 본 일행이 없었더라면 나홀로 극장에 온 남자 중 가장 맘에 드는 이를 한 명 골라 함께 맥주를 마시러 가자고 제안을 했을거다. 밑져야 본전. 굳이 교훈(?)을 찾자면 인생 짧고 죽으면 끝이란 것. 평생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지만 결국 까놓고 보면 인생 별거 있나. 영화의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해피엔딩이었거든. 내 죽기 전 반드시 사랑하는 그이와 작열하는 태양 하바나 방파제 앞에서 노래하며 춤추리.

[태초에 여성은 태양이었다.]
元始女性は太陽であつ. 일본 신여성의 선두주자 히라쓰카 라이쵸가 남긴 말이고, 오늘 본 김소영 감독의 다큐 영화에 차용된 제목이다. 신여성 나혜석을 다룬 인물 다큐라기도 페미니즘의 뿌리를 찾는 영화로 보기도 애매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던 영화. 하지만 중간 중간 마음을 붙잡는 인터뷰들이 있다. 가령 나혜석에게서 그녀의 자식들은 못 느꼈을 어머니를 느끼며 자랐다는 승려 김일엽의 아들 노승의 인터뷰가 그랬다. 끝까지 살아봐야 아는 겁니다. 누구도 장담 못하는거죠. 이 대목에선 코끗이 찡해졌다. 영화 내내 신여성 나혜석의 인생은 비극적이고 심지어는 구차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이 인터뷰 하나로 그녀의 인생을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겠구나 마음이 바뀌었다. 그건 나혜석이 아닌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다. 나는 왜그렇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란 단어에 거부감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 내내 거슬렸다.

어느 해 여름 방학에는 학교 안에 예술 영화 및 희귀 영화 필름을 비디오로 대여해주는 가게가 생겨서 하루 두 세개를 기본으로 땡기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시절이 꿈만 같다. 이젠 하루 영화 두 개 보는 건 확실히 무리. 현실을 무시한 영화제 스케줄은 내일도 계속된다.

200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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