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bong's review 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icon 분류 전체보기 에 해당하는 글45 개
2007.01.26   혈의 누 : 인류는 진화하는가?
2007.01.26   태양의 계절 (太陽の季節, Season of the Sun)
2007.01.26   [JIFF]전주 유람기
2007.01.26   The DREAMERs
2007.01.26   Vibrator
2007.01.26   Reconstruction
2007.01.26   Look at Me
2007.01.26   2005년 1월의 영화들
2007.01.26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007.01.26   라면에 담긴 사랑법


icon 혈의 누 : 인류는 진화하는가?
영화 | 2007. 1. 26. 15:32
누구보다 영화를 좋아라하는 선배 K는 혈의 누를 보고 와서 메신저로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빨리 가서 봐. 꼭 봐야해. 조선시대 역사에 대해 자신이 없다면 시대적 배경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가는 것이 좋을 거야. 아는 만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거든. 영화 보고 다시 이야기 하자. 시대적 배경에 대한 역사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한강 라이딩중 아참 오늘은 '혈의 누'를 봐야겠구나 너무도 즉흥적으로 영화를 보러 달려간 것이라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다만 ozzyz, milkwood, 닥터지킬 평소 신뢰감이 느껴지던 세 블로거의 평, 그리고 까소봉의 해박한 역사적 설명을 등에 업고 상암으로 달렸다. 재밌을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저 위에 링크된 글들과 많은 부분 중첩될것 같아 과감하게 생략한다. 대신 그 공으로 다른 분들의 글들을 일일이 링크하는 것으로. 너무들 잘 쓰셨다. 이런 이야기는 술자리에서 주고 받으며 밤을 샐만한 그야말로 '꺼리'다. 왜 K선배가 영화 보고 와서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했는지 알겠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영화의 제작에 대한 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어찌나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던지 올라가는 엔드크레딧을 보는 감회가 다른 작품과는 다르더라. 최근 어떤 한국 영화에서도 이 정도의 정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모든 영화가 돈 많이 들이는 대작이라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감정을 볼모로 날로 먹으려드는 괴씸한 경우가 있어 불만이기도 했던 차, 가령 '여자 정혜'가 그랬다. '혈의 누'를 네이트 씨즐 회원 50% 할인에 이통사 카드 할인으로 단돈 2000원을 내고 영화를 봤는데 괜히 미안하더란 말이지. 이런 영화는 관객들이 좀 많이 봐주면 좋을텐데. 극장에서 나와 동생에게 영화를 추천하자 잔인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라며 보기가 두렵다고. 나라도 한 번 더 보러 가야하나.

이 영화가 바로 평소 부르짓던 해피엔딩의 전형이다. 원규가 연인에 대한 연모의 메시지를 담은 비단 보자기를 바다로 살포시 놓아버리는 씬에서는 가슴 속에서 *찡*하는 신호음이 울렸다. 저 위의 링크들에 언급되지 않은 결정적인 한 가지를 더 풀어놓자면 이 영화는 대단한 로맨스 스토리이기도 하다. 그래,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극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심연을 이해해가는 인간애에 대한 이야기. 생뚱맞은 결론인데, 지난 200년간 인간은 과연 어떤 진화를 이루어 왔을까? 대학 때 타과 자유전공으로 들었던 '진화론'이란 수업에서 너무도 어이없던 기말고사 마지막 문제가 아른거린다. 당신은 창조론과 진화론 어느 쪽을 믿는가?

2005. 05. 08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태양의 계절 (太陽の季節, Season of the Sun)
영화 | 2007. 1. 26. 15:28
여:대개는 처음 여자를 만나면 잘 보이기 위해 꾸미기 마련인데 당신은 꽤 직선적이군요.
남:그래서 이러는 걸지도.

여:그럼 나 어때요?
남:사귀어봐야 알죠.

어머니:아버지 오시기 전에 저 여자는 집에 보내라.
남:왜요?
어머니:아버지가 괜히 이렇다 저렇다 말이 나올거 아니냐.
남:맘대로 하라고 하세요. 언론의 자유가 있는 법인데.

1960년대 일본의 센슈(善手)를 맛보고 왔다. 발랑까진 고등학생 타쓰야. 그리고 미모의 팜므파탈 '에이'코. 청춘도 사랑도 잔혹하다. 그 시간을 지나와 보니 알겠다. 달콤한 사랑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그 사랑이 쓰고 힘겨울수록 추억도 의미가 있다는 걸. 그 때 그 시절. 나는 왜 좀 더 솔직하게 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케케묵은 흑백 필름. 물 건너온 다른 나라 청춘의 사랑 이야기에 지난 시간을 곱씹으며 낄낄거린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나쁜 여자가 연애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믿는 쪽이다. 남자 입장은 아직 잘 모르겠다.

2005. 05. 08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JIFF]전주 유람기
영화 | 2007. 1. 26. 15:26
날씨와 영화제 현지 상황(과도한 예매율)으로 하루 일찍 귀가. 여행의 최고 효용은 집이 좋고 가족이 좋구나 하는 걸 새삼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닐까. 서른 여섯 시간만에 돌아온 집. 그저 집이었던 이곳이 세상에서 제일 편안하고 살기 좋은 집으로 변해있다니.


양사재...숙소였던 양사재는 사진 이미지 보다 훨 소박한 곳이다. 이쁘게 말하자면 그렇고 적나라하게 까자면 홈페이지 이미지는 구라샷이다. 그래서 실망했다거나 나빴다는 건 아닌데 이건 좀 심하지 않냐는 것이 양사재에 함께 묶었던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 시조 시인 이병기 선생이 기거하던 방에 머물렀다. 문지방 넘어 짧게 난 마루에 걸터 앉아 밤바람과 곁들여 마시는 와인의 맛, 그건 직접 마셔봐야 안다. 정갈한 아침상도 좋았고 간밤 양사재에서 머물었던 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이곳이 아닌가 싶다.

편의점...양사재에 짐을 풀고보니 역시나 중요한 물건(렌즈 클리너)을 두고 왔길래 주인 아저씨에게 24시간 편의점이 있느냐 물었다. 좀 멀긴 하지만 있다며 꼼꼼이 설명해주시는 길을 따라 10여분을 걸었다. 설명대로 이정표가 나오고 건물도 나도고 편의점도 나왔다. 그런데 편의점이 서울에서 흔히 보는 패밀리마트.미니스탑 이런 곳이 아니라 동네 구멍가게였다. 그 동네는 수퍼이름이 죄다 -편의점 이더라. 맙소사. 결국 소프트렌즈는 생수와 하룻밤 운명을 함께 했다.

사진...C2 건전지 가격이 충무로 가격 대비 2배. 필름 가격도 1.5배. 이것 저것 세 롤을 찍는 동안 느낀 건 이곳에 있는 젊은 친구들의 에너지가 극심하게 떨어진다는 것. 생기 가득한 젊음을 필름 가득히 담아오고 싶었는데. 안타까웠다. 도무지 카메라를 들이댈 맛이 안났다. 이번 여행의 유일한 파트너였던 언니가 그런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보면 진짜 확실히 그런게 느껴진다고. 선생보다 어른스럽게 내꺼 챙기고 현실적인 인생에 몰두하는 그네들에게 젊음 열정 이런 건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한국 교육의 시스템이 그들을 그렇게 내몰았는데 과연 그네들 탓이기만은 하겠느냐고. 여러 컷 젊은 친구들을 프레임 속에 넣다가 결국 즉흥적으로 피사체를 변경했다. 영화제에 참여하고 있는 다수의 젊은이들이 아닌 소수의 관람객들. 다양한 외양의 외국인, 부모를 따라 나온 어린 아이들, JIFF 자봉단들, 싸움하는 행인, 드문드문 자리 잡은 노점 상인들, 화려한 축제 속의 노숙자...물론 사진에서도 문제는 발생했다. 감도 100의 흑백 필름을 400에 놓고 찍었고(이거 현상할 때 뭐라 설명을 해야 할지.;;;;), 철인 28호 주인공 소년을 찍기 위해 영화 끝난 후 무대 바로 앞까지 진출 했으나 자리에 돌아와보니 렌즈 뚜껑이 닫혀있다. 또 어떤 실수(?)가 있었을 지는 필름을 현상해 보면 알 수 있겠지. 기대되는 컷이 몇 개 있다. 그래서 내일은 충무로로...가봐야 B&W는 내일 문을 닫는군.

영화...철인 28호. Donovan's Reef. 게으른 자에게 주어지는 선택의 여지란 개미 눈꼽과 견줄만 하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두 영화 다 의외로 좋았다. 특히 어릴적 주말의 영화 서부극에 단골이던 존웨인의 근사한 모습을 보게되어 어찌나 기쁘던지. 60-70년대 영화들은 감정의 표현에 있어 동서를 막론하고 오바스럽긴 하지만 확실히 낭만적인 구석이 다분하다. 모름지기 영화는 영화다워야 정이간다. 정이 가는 영화였다. 많이 웃었다. 철인 28호는 일본에서 만든 실사 애니메이션. 악의 로봇 블랙 옥스에 맞서는 철인 28호의 고군 분투기. 이 영화 또한 정이 갔다. 작년 평일 관람만 생각하고 예약 없이 갔지만 나름 운은 좋았다 자위해 본다.

먹거리...종일 먹었다. 양사재의 가정식 백반, 성미당 비빔밥, 왱이집 콩나물 국밥. 다 맛있었다. 심지어는 영화 거리 길가에서 파는 꽈배기 도너츠도 맛있더라. 음식점 찾아 다닐 때만 꼼꼼하다. 이번 여행에 수첩에 메모해 갔던 유일한 정보는 음식점 정보.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영화가 아니라 식도락이란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매 끼 찾아다니는 정신으로 먹었다.

날씨...전주 날씨만 그리 덥고 습한줄 알았더니. 서울도 그랬고. 경기도도 그랬고. 전국이 다 그랬다고. 오후부터 전주는 비가 왔다. 우산 사기도 애매하길래 그냥 비를 맞고 다녔는데 나중에 고속터미널 방향을 묻기 위해 인사를 건넨 전경 청년이 고속터미널까지 택시비가 많이 나올거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돈은 있느냐고. 결국 그 전경 총각은 택시타는 곳까지 친절하게 에스코트 해줬다. 꼬질꼬질해도 대접받을 수 있는 여행자 신분.

2005. 05. 01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The DREAMERs
영화 | 2007. 1. 26. 15:24
The Dreamers.('몽상가들'이란 제목은 영 맘에 차지 않는다. 차라리 '드리머즈'가 어땠을라나.) 영화는 예상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다. 최근 영화에 대한 적중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트리플과 근친 금기된 코드가 넘실대는 에로 영화 일거라 기대를 했었거든. 청춘. 영화. 음악. 동류의식. 이질감. 충돌와 이해. 우정과 사랑. '첫'사랑. 음악에 취해. 영글어가는 풋풋한 몸에 취해, 영화 속의 영화에 취해. 영화 내내 취한다. 여기요 한 병 더. 영화는 아쉬울 정도로 금새 끝나고 엔드 크레딧. 아주 간만에 CD를 살 기특한 결심을 했건만, 역시나 재빠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저 깊은 곳의 엠피삼 파일들 때문에 갈등한다.

젊음은 싱싱하나 미숙하다. 그래도 괜찮다. 미완의 성글은 열매가 시간이 가며 익어가고 속이 차는 건 예정된 순리. 익으면 떨어지고, 썩거나 사라진다. 다 여물은 것이 다시 날것으로 회귀하는 건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니만큼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럽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최근 사소한 쇼크로 매일 밤 문지르기 시작한 얼굴 마사지가 부질없게 느껴졌다.

이자벨이 반한 매튜의 입술을 보고 있자면 마우스 투 마우스 고해성사의 의지가 샘솟는다. 세상의 모든 죄를 용서 받을 수 있을것 같다. 그나저나 이자벨의 독특한 걸음걸이에 단단히 반했음. 내일부터 연습 모드.

2005. 03. 15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Vibrator
영화 | 2007. 1. 26. 15:21
메가박스 16관. 영화 홍보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한듯 한 스폰지는 Vibrator를 1개 개봉관에 걸었다. 다음 주면 운명이 다 할거란 예상으로 돈벌이에 녹초가 된 두 여인이 집과 회사의 정 반대쪽에 있는 메가박스에서 만났다. 관객 수를 보아하니 정말이지 다음주면 영화는 얄짤없이 내려가겠더라. 아쉽게도.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레이의 지각(知覺)은 나래이션과 자막으로 진행된다. 그 속의 언어들이 예술이다. 드문드문 단어로만 들리는 초라한 일본어 실력이 아쉬울 따름. 풍경들이 살갗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 남자의 친절은 마음 씀씀이가 아니라 본능이다. 그를 만지고 싶다. 먹었다. 먹혔다. 영화 보는 중 가끔씩 불편한 장면들이 등장했지만 예상외로 유쾌한 기분이 대세를 이뤘다. 눈물도 찔끔. 웃음도 찔끔. 찔끔찔금한 영화다. 영화의 영향인지 2호선을 한바퀴 도는 무리한 여정 탓인지 집에 와선 유일하게 먹은 음식이었던 버섯굴죽을 남김없이 게워냈다.

영화를 보고 드디어(!) 운전면허증이 따고 싶어졌다. 1종에 도전해서 트럭을.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주인공들도 관객도 거의 트럭을 타고 달려야 하는데, 만약 직접 운전을 하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일거다. 영화와 아주 별개로 여자 서른 즈음의 모습이 저렇게 나이들어 보인다는 사실에 쇼크를 먹었다. 나이 서른 하나의 여자에겐 스물 여덟의 남자가 잘 어울리는구나 하는 것도.


바이브레이터를 먼저 봤던 지인들의 후기 코멘트를 두 개 옮겨온다. 영화의 정곡을 찌른 코멘트들이자 중요한 스포일러도 다수. 흐흣.

[ㅇㄱㄱ]영화를 세련되게 만들기 위해서는 영화처럼 둘이 헤어지는게 맞겠지만 전 영화를 보면서 그냥 둘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ㅇㅁㅂ]흐. "그는 지각(知覺)을 몰랐나보다"라는 대사때문에 그런진 몰라도, 걍 가끔씩 트럭에서 밀회(!)를 즐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

2005. 03. 08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Reconstruction
영화 | 2007. 1. 26. 15:17
주인공 남자가 친구에게 묻는다. 지금 행복하냐고. 언제 가장 기쁘냐고. 친구가 대답한다. 아마 그걸 안다면 지금 그걸 하고 있겠지. 주인공 남자가 다시 묻는다. 만약 나를 가장 기쁘고 행복하게 해 줄 무언가를 만난다면 지금 가진 것과 모두 바꿀 수 있느냐고. 친구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결국 주인공 남자는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꿨다고 믿는것 같았다. 결국 그건 그의 오해일 수도, 그의 사랑을 의심한 여자의 오해일 수도, 그들의 사랑을 지켜본 나의 오해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영화 오 수정에서 이미 경험했듯 사랑의 순간은 고스란히 복원되기 힘들다. 나와 상대의 기억이 일치하지 않고. 어떤 경우는 영원일것만 같았던 그 순간의 그 이야기와 행동이 과연 내가 그랬던 것인지 그가 그랬던 것인지 혼돈스럽기조차.

Zoom In 하는 카메라 앵글, 판타스틱한 특수 효과와 매혹적인 영상, 영화 속 마술쇼, 1인 2역으로 영화 내내 혼란을 야기시키던 여자 배우, 극적인 상상을 도와주는 훌륭한 OST. 그리고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더 들라면. 당신도 사랑을 해봤을테고, 그리고 그 사랑을 잃어봤을테니까.

결론. 이 영화는 사랑의 기억에 대한 reconstruction이자 misconstruction이다. 물론 허구의 스토리다. 그런데도 마음이 아팠다. 슬픈 꿈에서 같혀 깨어나지 못하는 심정으로 영화를 봤다. 영화 보는 내내 커피와 담배에 대한 생각을 간절하게 하더니, 엔드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소주 생각이. 하지만 혼자였던데다 마지막 프로라 시간도 늦었고 결정적으로 바람이 너무 매서웠다. 혼자 영화를 보고 나와 소주 생각이 이토록 간절했던 건 영화 <인터뷰> 이후 간만에 느끼는 감정이다.

그리고 궁금증 하나. 영화 중에 여자 주인공의 사랑은 남자에게 더 특별하다고. 남자의 사랑은 순간적으로 다가와 인생을 흔들어 놓는다고. 여자에게 사랑은 특별하다기 보다는 늘 함께 하는 거라고. 여자는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그런데 정말 그런가? 아마도 reconstruction의 시나리오는 남자가 작업하지 않았을까? 남자 여자 편을 나눠 보자는 건 아니지만서두. 괜시리 딴지 한 번.

2005. 02. 01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Look at Me
영화 | 2007. 1. 26. 15:15
몇일 전 밤에 작가 황석영 선생이 소개되는 심야 TV프로그램을 보는데 인상 깊은 인터뷰 한 대목. 소통할 수 없는 인생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봐야죠. 어찌보면 평범하고 흔한 말인데도, 한참 딴 짓을 하다가 멈추고 황석영 선생의 얼굴을 봤다. 이후 '소통할 수 없는 인생' 이라는 그의 표현이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남아버렸다. 가시의 존재감이 건네는 불편함을 느낀다. 아마도 언젠가부터 나의 인생에서 멀어지고 있는 소통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탓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간 밤 아슬아슬하게 만난 영화 Look at Me를 소통에 대한 영화로 이해했다. 인생에 타이밍이란게 얼마나 중요한가. 영화 한 편, 책 한 권, 길을 걷다 무심코 듣게 되는 음악 한 소절 그것들이 그저 영화이고 책이고 음악이지 않기 위해선 타이밍이 맞아줘야 한다고. 게다가 어여쁜 E양이 영화 관람에 동참 했으니. 난 편애를 즐기는 사람이다. 특히 예쁜 여자는 1순위. 만남과 헤어짐이 흔한 세상이지만 사람을 만나는건 쉽지 않다. 똘똘하고 바른 사람을 알게 되어 기쁘다. 게다가 술도 잘 마시다니.

누구나 외롭고 고독하다. 얼마나 드러내느냐 표현하느냐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럴 거라 믿는다. 그래서 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미움일지언정. 그런데 소통할 수 없다면. 바라보지만 느낄 수 없고, 질문을 해도 대답을 들을 수 없다면. 괜한 스포일러는 관둬야겠다. Look at Me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 엔딩이라는 사실이다.

건성으로 대답하지 말자. 메모하자.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자. 듣기 힘들고 불편하다면 그렇다고 솔직하게 고백하자. 더 많이 사랑하자. 그리하여 소통하자.

2005. 01. 08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2005년 1월의 영화들
영화 | 2007. 1. 26. 15:12
-오페라의 유령, 반포 센트럴
:중간 부분 살짝 졸았다. 엄청나게 울리는 음악에 금새 깨어났지만. 작년 LG아트에서 두 번이나 이 작품을 봤기 때문이려니. 역시 재탕은 매력 없어. 센트럴 씨네마의 락 콘서트용(?!) 앰프 출력 죽이심.

-미치고 싶을때 , 하이퍼텍 나다
:영화를 보며 나 역시 살짝 미치고 싶었다. 그래 사랑을 하면 미치고 싶은 것들 투성이. 만남도 헤어짐도. 그렇다고 눈물 찔찔 짜면서 라면까지 끓여주더니 사랑이 어떻게 변해요 하는 것보다는 훨 현실적이라 느졌다. 내게도 사랑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 용산 CGV
:눈물이 그렁그렁 심장은 두근두근 간만에 감동의 물결이었으나 영화 끝부분 M에게 호출 받았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M과의 모진 악연이란. 함께 감상했던 막내는 영화의 주제를 '악마와 딜 하면 안된다.' 라던데. 내가 느낀건, 악마라도 좋다. 하울같은 꽃미남 악마라면. 흣.

-거미숲, 가정용 대여 비디오
: 모 블로거 올해 최고의 영화였다는 로그를 보고 서슴없이 빌렸던 비디오. 예측이 가능한 상황을 반전이라고 말할 수 없거늘 최근 스릴러물들에 대한 불만은 반전이란 단어를 남용한다는 것이었다. 이 영화는 최근 봤던 반전 영화에 대한 불만을 한 큐에 해소시켜줬다. 다만 저예산 한계의 특수효과(maybe)에 대한 안쉬움으로 별은 하나 감점.

-The Incredible , 불법 복제 DVD
:만화는 만화답게. 액션 코미디를 음모 가득한 블랙 코미디로 해석하는 나의 자매들은 분명 세상에 대한 시선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이 만화 영화는 분명 과거의 수퍼 히어로가 다시 진정한 히어로로 부활하는 꿈과 희망의 액션 블록버스터! 너무 웃었더니 그 다음 날 배 근육에 무리가 오는 인크레더블 시츄에이션 경험.

언제부터인가 책을 봐도 영화를 봐도 그저 혼자서 읍조린다. 메모 몇 줄, 제목 한 줄이 전부인 것이 허다하다. 궁색하고 사소한 이유들로 사람들과 감상에 대한 뒷 이야기를 나누는 걸 꺼리게 되었다. 결국 대중 문화 감상은 딱 내 수준에서 멈추게 되었다. 말을 아끼고 살아야지 했더니 어느덧 말하는 만큼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이. 비슷한 기분이다. 독서 토론회, 영화 모임 이런데라도 기웃거려야 하는 걸까. 만사 제치고 쿵푸허슬 보고 싶다. 나의 사랑 주성치!

2005. 01. 04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영화 | 2007. 1. 26. 15:07
책도 드라마도 심지어는 영화의 시놉시스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봤던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140분 조금은 긴듯한 상영시간 때문일까 센트럴시네마의 좌석이 불편하다고 느껴졌다. 영화로 만들기엔 주인공들 각각의 관계들이 싹둑싹둑 편집된 느낌. 특히 현재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리츠코와 사쿠타로의 사랑이 아키와 사쿠타로 과거의 사랑에 비해 너무 초라하게 기울어지는 설정이라 감동이 반감된다. 영화가 끝나고, 지금은 얼굴조차 가물거린다는 첫사랑 이야기를 꺼낸 동행과 달리 나는 죽으면 끝이라는. 누군가 죽고 나면 그 자리는 산 사람이 정리해야 한다는 영화속 대사가 맴돌았다. 그리고 영화속 등장인물인 아키(나가사와 마사미)의 얼굴이 엄마의 여고시절 사진속 모습과 너무나 닮아서 영화 보는 내내 신기하게 그녀의 얼굴을 뚤어져라 바라봤다. 결국 엄마가 보고 싶어. 이 말 때문에 영화를 함께한 친구가 조개구이에 소주를 사줬다. 결국 대하와 더불어 제철이라는 전어회도 한접시 먹었다. 기회가 된다면 붉은 사막의 흙이 인상적이던 세상의 중심에서 팩소주 한모금 마시고 싶다. :-)

2004.10. 11

arrow 트랙백 | 댓글



icon 라면에 담긴 사랑법
영화 | 2007. 1. 26. 15:04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의 촉발제는 라면이었다. "라면 먹고 갈래요?" 라는 은수의 말 한마디로 인해 그들의 사랑이 시작된다. 나이와 연륜으로 연애의 권력에서 우위를 선점한 은수의 무기가 다름아닌 라면이었다니, 함께 영화를 봤던 친구와 키득거리며 누군지 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제대로 연애를 해본 사람인게야. 라며 그 작가의 대한 귀여운 발상에 무한한 공감과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녀 사이의 어록에 "라면 먹고 갈래?"는 중요한 입지로 남게되었다. 하지만 이미 매체를 통해 공개된 비법이니 만큼 메뉴는 좀 바뀌어야 민망함이 덜하지 않을까. 그런데 말이지, 스파게티 먹고 갈래? 김치찌개 먹고 갈래? 아 이건 좀 아니란 말이지.

어제 봤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에서도 라면은 이제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아이템이다. 배두나가 늦은 밤 전화 통화중에 "나 라면먹고 싶단 말이야." 라고 이야기를 하자 남자는 "라면 먹으면 얼굴 부어. 그냥 자." 라고 이야기 한다. 물론 영화이므로(!) 남자 주인공은 라면을 먹고 싶다며 칭얼거리는 연인을 그냥 두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서 언덕 넘고 골목을 구비구비. 결국 씬은 바뀌고 그녀의 집 앞에서 코펠에 라면을 끓이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오바라고 본다. 그래서 간만에 혼자 영화보면서 박수치며 웃었다. 많은 남자들이 연인과 그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난감했을까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아마도 김남진 그 영화 찍고 남자들에게 미친놈 소리 꽤 들었을것 같다. 그래도 여자 입장에서 보자면 어찌나 이쁘고 기특한지. 아 그리고 이 영화속의 김남진이 바로 내 스타일이다. 겉은 어리숙하고 바보스럽지만 꿈을 가지고 있고 그걸 만들어가는 스타일. 꿈이 없는 남자가 얼마나 여자를 힘들어 하는지 그들은 모를거다. 게다가 아주 개인적인 경험일 수 있겠지만, 많은 남자들이 꿈을 대단하고 거창한 야망으로 이해 혹은 오해하기도 하더라고.

"라면 먹고 갈래?" 라고 작업을 걸건 "라면 먹고 싶단 말이야!" 앙탈을 부리건, 또다른 창의적인 어록을 만들어내건. 앞으로도 라면은 많은 연인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거다. 그리고 나는 라면이 몸에 해로운 건 알지만 그와 별개로 라면을 좋아한다. 으아, 아침 나절부터 라면이 먹고 싶으니 이 일을 어째.

2004. 09. 19

arrow 트랙백 | 댓글



[PREV] [1][2][3][4][5] [NEXT]
관리자  |   글쓰기
BLOG main image
Out of sight out of mind.
분류 전체보기 (45)
영화 (43)
공연 (2)
Total :
Today :
Yesterday :
rss
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 관리자
차오롱's Blog is powered by Daum / Designed by plyfl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