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내 배경이 되던 전철의 소리 속 간절한 커피 한 잔 생각. 뜨겁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 감기 걸린 요코가 후루룩 소리내어 먹던 컵라면도 땡긴다. 영화 속 등장하는 커피 가게 에리카 같은, 주말 오전 느즈막히 일어나 부스스 걸어 찾아갈만한 거리의 맛있는 커피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 친구는 그 이유로 홍대살이를 포기하지 못한다지만, 한끼 밥 값 만큼 혹은 그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비싼 커피는 비록 맛이 끝내주더라도 사치일 수 밖에.
씨네큐브에서 영화를 놓치고 결국 이제사 영화를 봤다. 소문으로 예상했던 이 영화의 줄거리는 미혼 딸의 임신을 통해 풀어가는 가족사 혹은 개인의 애정사 정도겠거니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화는 소리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 전철 JR의 소음, 웅성임, 방송 안내 멘트. 흣.
귀머거리 도시인으로 살면서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만큼 힘든게 또 있을까.
2006. 01. 21